수상작 소개
| 제목 | 완벽하지 않은 이가 아름다운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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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주영(숭의여고) | 개최일 | 2020-11-02 | 조회 | 2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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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이가 아름다운 이유 숭의여자고등학교 1학년 8반 이 주 영 짧은 머리에 동그란 잠자리 안경, 치아를 다 드러내 보이며 지어지는 푸근한 미소. 백범의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가 이렇지 않을까. 한국사 교과서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장소를 소개하는 팜플렛 위에서 사시사철 친절한 웃음을 지어주시는 분이자, 영원한 독립운동의 아버지. 나는 항상 백범을 반쯤은 신같은 이라고 생각하였었다. 온갖 매체에서는 백범이 가신 길을 빛내 주었고, 그 길 위의 백범 또한 그러했으니. 하지만, 자서전 「백범일지」에서 드러나는 백범은 매체 속에서의 모습하고는 사뭇, 아니 많이 달랐다. 어느 TV 프로그램 속 한국사 1타 강사의 말을 빌려오자면, 어린 백범은 ‘장난꾸러기’였었다. 자신을 이유없이 두들겨 준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식칼을 들고 남의 집을 침입하려다가 더 된통 당하였던 적이 있고, 엿을 사 먹고 싶어 아버지의 숟가락을 망가뜨리기도 했으며, 당시 기준으로 현재의 전세 보증금에 견줄 만한 거금을 들고 주전부리를 하러 가다가 아버지에게 걸려 매우 맞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타고난 성정 또한 불같았던지, 국모 보수를 이유로 주막에 조용히 묵고 있던 한 일본인을 살해한 적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백범의 행적은, 감옥에서 굶주리는 고문을 받고 있는 와중에, 물론 속마음이기는 했지만, ‘아내가 젊으니 몸을 팔아서라도 좋은 음식을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백범일지」 로 17년간 내 머릿속에 새겨졌었던 ‘신성한 백범’의 피사체에는 상당한 흠집이 생겼는데, 그 이미지 타격과는 반대로, 오히려 나는 백범에게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 까닭은 ‘완벽하지 않은 이가 아름다운 이유’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백범이 지은 「나의 소원」은 현재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그 중 여러 매체에서 줄곧 다루어지는 나오는 백범과 하나님과의 문답보다도, 김구의 호소력 짙은 문장에서 배어나오는 ‘모두를 위한 하나 됨과 사랑’이 읽는 내게 전율을 흐르게 했다. 현재의 대한민국도 두 부류로 갈라져 있다는 점에서, 막 해방된 당시의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남자와 여자로, 좌익과 우익으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반으로 쪼개어져 있는 우리나라. 김구는 「나의 소원」에서, 당시 민족의 분열을 안타까이 여기며 성토한다. ‘오늘날 소위 좌우익이란 것도 여우언한 혈통의 바다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임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현재에도, 우리나라의 곳곳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진 두 집단이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하고 있을 것이다. 언뜻 그런 그들은 닮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타협이라고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한가운데에는 ‘대한민국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밝고 찬란하게 되기를’ 바라는 고요한 소망이 숨 쉬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정치나 사회 현상에 불만을 품을 때, 흔히 ‘헬조선’이라고 덧붙이고는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을 비난하기 시작하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 이들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우리끼리 헬조선, 헬조선거리면 별 생각이 들지 않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욕하면 막 화가 나더라’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이다. 이런 단적인 사례에서,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깊이 들어가면 ‘내 나라에 대한 조건없는 애착’이 하나쯤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대립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그럴수록 두 집단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는 문제도, 너나 할 것 없이 하나쯤 품고 있는 크고 작은 애국심을 공통분모삼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백범이 말씀하신 대로,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이 성쇠흥망의 공동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땅 위에 나는 것’ 임을 각자 새기게 한다면, 대립하던 이들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밑바탕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은 이가 아름다운 이유’는, 백범이 민족과 국가에 대한 투명한 사랑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 백범. 가장 부강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타국의 침략으로 우리나라가 아파했으니 타국을 침략하는 나라는 되지 않기를 바랐던 백범. 인류가 불행한 이유는 인의, 자비,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백범. 백범은 ‘우리나라가 이러하였으면 좋겠다. 이러해야 한다’고 조목조목 덧붙이는데, 그러한 말씨에서 따스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예의바른 아이들에게 충고와 격려를 해 주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독립을 딛고 나아갈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국민들와 젊은이들에게, 풋풋한 어린잎에 던지는 조건 없는 애정과도 같은 심정으로 누누이 당부하는 백범의 사랑에서 큰 감명을 느꼈다. 만일 백범이 살아 돌아와 현재를 보게 된다면 뭐라고 할까? 백범은 살아 돌아올 수 없지만, 백범의 사랑은 고스란히 남았다. 백범이 가진 무구한 민족애를 대한민국 국민 남녀노소 모두가 품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고 묻겠지만, 백범처럼 ‘완벽하지 않은 이’도 품은 사랑을 우리라고 품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백범일지」를 읽음으로써, ‘성인 백범’보다도 ‘사랑을 품은 인간 백범’을 마주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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