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소개
| 제목 | 세상은 그를 구할 구(求)라 부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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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진홍(양정고) | 개최일 | 2016-10-18 | 조회 | 2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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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를 구할 구(求)라 부른다 -절망의 시기에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떠올리며
2학년 4반 이진홍 어렸을 때, 6살 터울의 누나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 ‘백범일지’였다. 건너편에 있던 누나 방 책장 제일 위켠에 ‘백범일지’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 아직까지도 기억날 정도이니, ‘백범일지’는 꽤나 오랫동안 나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나이 또래에 비하면 제법 사회에 관심이 많고 역사를 좋아했지만, 딱딱해 보이는 줄글과 부담스러운 분량에 좌절했던 나는 차마 그 책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누나는 타지역의 학교에 진학했고, 누나의 ‘백범일지’는 여전히 책장에 남아 오랫동안 펼쳐지지 못한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누나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그 방에 들어갈 이유가 없어지게 되자 한참이나 그 책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내가 그 시절의 누나만큼 나이를 먹게 되고 역사를 다시 한번 제대로 배울때가 되자 ‘백범일지’가 눈에 띄게 된 것이다.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님의 집안 내력과 출생에서부터 조국 광복이 되기까지의 긴 시간을 그의 입장에서 서술해 놓은 책이다. 개인의 경험을 서술한 자서전이기 에, 당시 김구 선생님이 가졌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독립을 향한 그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가 잘 드러났다. 이는 책 군데군데에 나타난 독백과 회고, 대사 등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중일전쟁으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중국군의 시신을 보며 ‘빨리 우리 군대도 힘을 길러 일본에 대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참혹한 전쟁의 잔재를 보며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희생과 고통에 대해 생각해 볼 법한 상황에도, 김구 선생님은 조국 독립에 대한 열망을 내비치셨던 것이다. ‘백범일지‘의 초반 부분에는 김구 선생님의 청년 시절 행적이 서술되어 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김구 선생님에 대해 무지했었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구 선생님께서 애국계몽운동을 펼치고, 임시정부를 수립하기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김구 선생님께서 동학에 입문해 접주로서 활동한 것이나 천주교를 포교하고 신학문을 교육했던 청년 시절의 모습 등은,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애국계몽운동을 펼쳤다는 사실만 알았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까지 다가왔다. 특히, 질풍노도의 청년 시기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며 변해가는 그의 사상이 마침내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소망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읽어나갈 때에는, 가슴속에 찡한 감동마저 느껴지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청년 시절과 관련하여 치하포 사건을 빼놓을 수 없는데, 왜놈을 죽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과 집주소까지 밝혀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을 드러낸 모습에서 과연 고 선생이 말한 ‘절벽의 끝에서 손을 놓을 아는 대장부’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독립 운동가로서의 김구 선생님뿐만 아니라 효자로서의 김구 선생님의 모습도 알게되었다. 투옥과 방랑 과정에도 그를 믿고 따라주던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김구 선생님은 나랏일 때문에 부모님께 고생만 겪게 한 불효자가 아닐까, 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백범일지에서, 선생님께서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시는 어머님에게 끝없이 죄송함을 표하고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아버님이 위독하셨을 때에는 병세를 낫게 하기 위해 넓적다리 살을 칼로 자르는 것도 서슴지 않을뿐더러, 어머님께서 이를 걱정하실까봐 아픔마저 참는 모습에서 참된 효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백범일지’에는 김구 선생님 외에도 많은 애국지사들이 등장한다. 나라를 잃었다는 절망과 슬픔이 민족을 지배하던 시대,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퍼뜨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애국지사들의 모습에서는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제 8장에서 거사를 진행하기 전 비장하고도 여유로웠던 이봉창 의사의 태도를 보았을 때는, 어떻게 겁 많은 사람으로 태어나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참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이봉창 의사가 김구 선생님과 마지막 사진을 찍을 때의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고 머릿속으로 그 장면을 상상하였을 때 느끼게 된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비록 이봉창 의사의 거사가 성공적으로 끝나진 못했지만, 민족을 위해 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위험을 감수한 그의 용기는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그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본 또 다른 점은 ‘백범일지’의 역사적 가치이다. 언젠가, 고액지폐를 만들게 된다면 그 도안에 어떤 위인을 그려 놓을까에 관해 국민투표를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분이 바로 김구 선생님이었다. 이 분 없이는 한국 근현대사를 논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구 선생님은 우리나라 역사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님의 한평생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전반적 흐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역사 자료이기도 하다. 또한 ‘백범일지’가 객관적 서술보다는 개인이 느꼈었던 감정으로 서술된 글이라는 점 역시 근현대사에 대한 특별한 시각을 부여하였다. 철저한 이성만으로는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역사이기에, 글 속에서 느껴지는 김구 선생님의 혼과 민족에 대한 신념은 애통함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일제의 강제점령시기를 한층 더 가슴에 울리며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미묘한 전율감에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비단 한 위인의 숭고한 인생을 살펴보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민족의 자주독립만을 바라왔던 그의 정신이 가슴속에 전해졌기 때문이랴. 생각해 보면 요즈음은 부끄러운 나날들의 연속이다.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애국지사들의 피와 땀으로써 되찾은 나라임에도, 정작 우리는 진정으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만 같다. 그의 마지막 소망이었던 통일 역시, 반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루어지지 못한 채로 말이다. 혹자는, 그가 정국이나 상황을 제도로 읽아내지 못했다며 그를 비판한다. 허나, 절망만이 가득한 시대에서 단 한 가지 신념, 그것도 자신이 아닌 우리 민족을 위해 모든 인생을 바친 김구 선생님의 모습을 어느 누가 감히 욕할 수 있겠는가. 순탄치 않은 삶에도, 어둠뿐인 세상 속에서 밝은 빛을 밝혀나간 백범. 그 인생을 담담히 기술한 ‘백범일지’에서, 우리는 조심스레 영웅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평생 자신을 낮추며 살기 위해 백범(白凡)이라는 호를 지었지만, 우리들은, 세상은 그를 구할 구(求)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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