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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독서감상문 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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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소개

수상작 소개 상세내용
제목 무거움, 그 이상의 의미-‘백범일지’를 읽고
작성자 장혜진(한일여고) 개최일 2014-11-28 조회 2904

무거움, 그 이상의 의미-‘백범일지’를 읽고

 

한일여고 장혜진

 

 

지금의 우리에게 ‘애국’이란 무엇일까? ‘백범일지’를 읽기 전에, 스스로 나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 세대에게는 이미 ‘나의 행복’이 최고의 지향점일 뿐만 아니라, 애국을 주장하는 데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가가 개인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를 반문하며 애국이라는 가치에 회의를 품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름 역사에 관심이 있고, 또 우리나라를 안다고 생각하던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조금은 있었기에, 부끄러움을 간직한 채 ‘백범일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의 백범 김구 선생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동네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었던 소년이었다. 아버지의 숟가락을 분질러 엿과 바꿔먹기도 하고, 아버지가 이부자리 속에 두신 엽전을 꺼내어 떡을 사먹으려다가 호되게 혼나기도 했던, 개구쟁이 소년이었다.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치신 선생이라면, 조금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했던 생각을 가졌던 나는 의외의 친근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선생의 참된 모습에 놀라움을 느꼈다. 많은 이의 존경을 받는 자리에 오르면 누구든 자신을 미화하고 싶을 텐데, 조금의 가감 없이 철부지 어린 시절의 모습까지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나 선생은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 특히, 열아홉의 나이에 동학의 접주가 되어 동학 농민 운동에 참여했던 것은 매우 인상 깊었다. 지금의 내가 열아홉이고, 나라면 과연 선생과 같이 두려움 없이 나설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에 선뜻 그러겠다는 대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부모님께 투정이나 부리고 있을 나이에, 많은 이들을 이끌고 선봉장으로 나서 대의를 위해 싸우셨던 것에서부터 이미 선생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국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인을 살해한, ‘치하포 사건’이 일어난 때도 선생의 나이는 스물 하나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 사건만으로도 그 담대함을 엿볼 수 있지만, 나는 그 이후 보였던 선생의 의연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신문 도중에도, 옥중 생활 중에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모습은 존경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사형될 것을 알고도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이 행동하셨던 것에서는 선생의 발끝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독립운동과 임시 정부 활동을 이어나갔던 선생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다. 교과서를 달달 외워가며 배웠던 내용들이, 마치 내 앞에서 선생께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듯 생생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에 대한 내용은 읽는 내내 경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던 것은,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31년 동안 육신으로는 인생쾌락을 대강 맛보았으니 이제는 영원한 쾌락을 도모하렵니다.”라는 이봉창 의사의 말씀이었다. ‘백범일지’를 읽기 전에도 몇 번이나 보았던 구절이지만, 읽는 순간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제껏 ‘나’만을 위해 살아왔던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구국이야말로 영원한 쾌락이라는 이봉창 의사의 애국심에 대한 감동, 또 그러한 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헌신하신 모든 독립운동가에 대한 감사함이 담긴 눈물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수없이 많은 독립운동가의 노력이 조금은 허무하게, 두 발의 원자폭탄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일본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36년 만에 광복을 맞이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군정 등 외세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나라의 상황은, 지금까지도 변한 것이 하나 없어 보여 서글픔을 느꼈다. 게다가 ‘백범일지’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광복 이후 끊이지 않았던 이념의 대립으로 일어난 민족 간 분열도 떠올라 씁쓸함마저 감돌았다.

그럼에도 ‘나의 소원’을 통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 선생의 애국심에는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일생의 소원이라고는 우리나라의 자주독립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선생의 마음을 가슴 깊이 새겨, 이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나 돌이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닌,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바랐던 선생의 뜻을 우리가 잘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을 덮고 나서는 예상치 못했던 무거움이 나의 가슴을 눌렀다. 과연 나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선생의 뜻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하는 마음과, 대체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까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의 물음에 답하고 나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답을 생각해봤다. 나에게 ‘애국’이란, 나의 개성과 역량을 발휘하되, 선생이 바랐듯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의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나에게는 책을 덮을 때의 무거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그 무거움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애국’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고, 선생의 뜻을 이어간다면 머지않아 우리는 선생이 원했던 가장 아름다운 나라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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