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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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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 1. 16. 서울에서 통일 위한 남북 협상 희망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우리 일언일동에 세계의 관심도 크려니와 헐벗음과 굶주림에 헤매이는 동포들이 기대하는 바는 더욱 큰 것이다.

최근의 국제정세를 보면 한때 위기가 전하여 지던 백림(伯林::베를린) 문제는 호전(好戰) 파쇼 군(群)들이 전쟁 발발을 손꼽아 고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대체로 고요하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미·영·소의 유전을 중심으로 한 각축전의 모순으로 인하여 서고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아에 있어서는 화란(和蘭:)의 인도네시아 침략전쟁을 제지하려는 목적 아래 아세아 회의가 개최되었고 중국은 중공군이 파죽지세로 남경을 향하여 돌진하고 있는데 중국 인민은 무조건하고 평화만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인민의 전부가 공산주의를 구가하는 것은 아니오, 다만 그들이 평화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대다수가 생각하기를 강경한 대소정책을 취하여 전쟁까지 유도할 위험성을 가졌다고 추측하는 공화측에서 대통령이 피선되리라 하였으나 실지에는 트루먼 대통령이 재선되었으며 또 최근에는 애치슨 씨가 국무장관이 되었다. 이것은 미국 국민도 다른 나라 국민과 같이 평화를 애호한다는 것을 현실로써 증명한 것이다. 우리는 이상을 통하여 일개의 공통한 점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것은 곧 평화를 원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의 우리 자신과 절실한 관계를 가진 국제문제는 어떠한가. UN 총회는 재작년 11월에 한국의 통일 독립을 성취하도록 결의안을 통과하였다. 우리는 과연 감격하여 이것을 환영하고 지지하였다.

그러나 이 목적을 실행하고자 작년 1월에 내한한 UN 임시위원단이 소련에서 북한 입건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소총회에서 다시 소위 '가능한 지역에서의 선거'를 결의하여 행하도록 하였다.

우리가 소련의 입북 거절을 책하지 아니한다는 것이 아니지만 56개국을 대표한 최고 권위의 UN으로서 일개 소련을 어찌하지 못한 것을 더욱 책하지 아니치 못하였다. UN이 백림 문제도, 이스라엘 문제도, 인도네시아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에서 위신이 추락된 관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문제에 있어서 UN은 많은 위신을 잃어가면서 행한 그 '가능한 지역의 선거'만이라도 위신을 보전하려고 이로써 생긴 결과를 합리 합법화하였다.

우리라 5·10 선거를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과연 오늘날에 우리에게는 무엇을 가져왔나. 남한에 정부가 수립됨과 동시에 핑계거리만 기다리고 있었던 북한에서도 황황급급하게 정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금차 파리 UN 총회에서 의연히 한국의 독립을 원조하고서 신한국 위원단을 파견하여 미·소 양군 철퇴를 감시하며 남북통일에 계속 노력하기로 결정한바 우리는 이에 대하여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공동 노력하려 하는 바이다.

한 번 실패한 그들이 만전지책을 가지고 올 것이로되 전감하여 염려되는 점도 없지 않아 의아한 점을 연구해 보려 한다.

첫째는 철병 감시 문제에 있어서 미·소 양군의 철퇴를 감시한다는 것인데 소련측 성명은 북한에서 이미 철병은 완료하였다 하니 사실이라면 UN 위원단을 별로 감시할 것이 없을 것이다. 남한에는 아직도 3만 명을 주둔시겠다(???) 하고 UN도 이를 승인하고 있으니 UN 위원단이 어떻게 또 어느 때까지 철병감시를 완료할는지 막연하게 보인다.

둘째로 남북통일 문제인데 미·소 양국 군이 한국으로부터 깨끗이 철퇴하지 아니하는 한 남북통일은 바라기 어려운 것이다.

또 북한에서 전번과 같이 UN 위원국의 입경을 거절한다면 통일공작은 추진될 수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추측하더라도 UN 위원국의 입경을 거절한다면 통일공작은 추진될 수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추측하더라도 UN 위원국은 먼저 소련에 향하여 북한 입경을 허하도록 요청할 것이며, 소련은 자기 군대의 철퇴를 이유로 북한 당국과 직접 교섭하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UN 위원국의 남북 통일 공작은 또 추진하기 곤란할 것이다.

요컨대 미군이 철퇴하지 아니하는 이유는 미군이 철퇴하는 즉시로 인민군이 남하하여 전 한국을 적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응대해석으로 남한의 국방군이 인민군보다 우세를 가지게 되어야 미군이 안심하고 철퇴할 수 있다는 말과 같은데 이렇게 되면 소련이 또 어떠한 태도를 취할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양군을 신속히 철퇴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소 양군을 등지고서도 적개심을 고취하지 말고 국방군과 인민군이 서로 뭉치는 결의와 태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와 같이하여 비로소 남북통일은 UN 위원국의 노력으로 용이하게 해결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국제적 원조가 있을지라도 필경 한국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 삼천만이 갈망하는 것은 외국의 간섭이 없이 동족의 유혈이 없이 오직 평화로운 민주방법에 의하여 조국의 통일 독립을 완수하는 것이다.

금일의 세계가 평화를 지향할 뿐만 아니라, 누가 남북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든 평화로운 남북협상의 도경을 취할 것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남북협상을 주장하는 동지들을 지목하여 남북협상파라고 하면서 죄인같이 간주하는 듯하다. 그 자신이 남북협상파 될 것이 불원하였다는 것을 나는 말하여 둔다. 이것은 마치 양군 철퇴를 주장한다고 우리를 비국민 같이 간주하던 그 사람들이 우리의 뒤를 따라서 양군 철퇴를 국제적으로 호소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일부인사들이 남북협상을 몹시 싫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제1차 남북협상에서의 굳은 맹약을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파괴하였으니 이것을 보고 낙심하는 것도 비판할 수는 없다. 나는 불원에 서울에서 조국의 통일을 위한 남북협상이 있을 것을 희망하며 또 믿고 있다.

혹자는 이것은 한 개의 좋은 이론이라고 하여 공염불 같이 비소(誹笑)하지마는 좋은 이론 없이 실천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자고로 위대한 혁명가·학자·발명가들이 얼마나 많은 공염불로부터 성공하였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우리의 걸어온 길은 정확하였다. 또 앞으로 나갈 길도 이것뿐이다. 본 회기에 있어서 당면정책을 검토하여 그 실행을 못한 것을 계속 실행하기로 결심하는 동시에 자주·민주의 통일 독립노선의 재확인, 남북을 통한 대중적 계몽을 실시, 약소민족국가의 단결, 국제 친선도모, 조난 또는 순직하는 동지들의 구호 등등 문제를 토론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