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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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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3. 12. 통일 독립 달성을 위한 칠거두 성명
통일과 독립은 우리 전 민족의 갈망하는 바다. 그러므로 우리 문제를 우리 민족에게 자결하라 하면 통일 독립 이외의 다른 말을 감히 입밖에 낼 수가 없으련만, 우리 문제가 세계문제의 일소환(一小環)으로 국제적 연관성을 가졌고, 현 세계의 양대 세력인 미·소 양국의 분할 점령한 바가 되었고, 또 미·소 양국이 문제해결의 일치점을 얻지 못한 까닭으로 남에서는 가능한 지역의 총선거로 중앙정부를 수립하려 하고 북에서는 인민공화국 헌법을 제정 발포한다하여, 남북이 분열 각립(各立)할 계획을 공공연하게 떠들게 되고 목하 정세는 실현 일보 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미·소 양국이 군사상 필요로 일시 설정한 소위 38선을 국경선으로 고정시키고 양 정부 또는 양 국가를 형성하게 되면, 남북의 우리 형제자매가 미·소 전쟁의 전초전을 개시하여 총검으로 서로 대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니 우리 민족의 참화가 이에서 더할 것이 없다. 외국인으로 보면 우리 한토(韓土) 민족이 멸망하더라도 우리 한토 명칭이 세계지도에서 소실되더라도 그다지 큰 관심사가 안될지는 모르나, 우리 한인에게는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민족적 이해를 불고하고 미나 소의 정책으로만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데는 추수할 수 없는 것이다.

현금 미·소 양국의 세계적 대립으로 말미암아 전세계 인류가 거의 다 고통을 받되, 양국의 분할점령 하에 있는 민족이 더욱 심각한 고통을 받으니, 서에 덕국인(德國人)이 있고 동에 우리 한인이 있다. 덕국은 연합국의 적국이었으나 우리는 적국이 아니었고, 덕국은 동서양단 된 채 각각 정부를 가지게 되더라도 동족상잔할 우려가 우리와 같이 크지 않다. 그런즉 우리는 현 세계의 가장 심각한 고통을 받는 불행한 민족이다. 인류의 자유와 이성과 데모크라시의 유지를 전담하는 미국으로, 또 약소민족 해방의 사도로 자임하는 소련으로 전세계인류 앞에 선포한 '카이로' '포츠담'의 공약을 준수하지 않고, 책임을 호상(互相) 전가하며 불행한 우리 민족에게 더욱더 불행을 입히려고 하는 것은 미·소 양국의 수치가 될지언정 명예는 되지 못할 것이다.

미·소 양국이 우리의 민족과 강토를 분할한 채 남북의 양 정부를 수립하는 날에는 세력대항으로든지 치안유지로든지 양국 군대가 장기주둔하게 될는지 모르고, 민생문제로 말할지라도 인민의 수입은 증가되지 못하고 부담은 대량으로 증가될 것이니 문제해결은 고사하고 다소 완화할 방도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남에서는 오직 하나 기대가 미국의 불화원조 뿐일 것인데, 원조도 우리가 중국에서 본 바와 같이, 또는 희랍(希臘)에서 들리는 바와 같이 기개 자본가나 모리배의 전단에 맡기게 되어서 이익은 기개인(幾個人)이 차지하고 책무는 일반인민이 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보는 바로는 남북의 분열 각립할 계획이 우리 민족에 백해 있고 일리(一利)없다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쪽이나마 먼저 독립하고 그 다음에 반쪽마저 통일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듯하되, 실상을 반쪽 독립과 나머지 반쪽 통일이 다 가능성이 없고 오직 동족상잔의 참화를 격성(激成)할 뿐일 것이다. 우리 문제가 국제적 연관성을 무시하고 해결될 것은 아니로되, 우리 민족적 견지는 불고하고 미·소의 견지를 추수하여 해결하려는 것은 본말과 주객이 전도된 부정당하고 부자연한 일이니 부정당부자연한 일은 영구 계속하는 법이 없다.

우리 문제를 미·소 공위도 해결 못하였고 국제연합도 해결 못할 모양이니 이제는 우리 민족으로 자결하게 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곧 원원본본한 길이다. 그러므로 미·소 양국은 각각 자국의 명예를 높이기 위하여, 대서양헌장의 정신을 살리기 위하여, 우리에게 민족 자결할 기회를 주는데 문제해결의 일치점을 구하고, 국제연합은 이 기회를 촉진하는데 일비(一臂)의 역을 더하여 주기를 우리는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 몇 사람은 정치의 기변성(機變性) 운동의 굴신성(屈伸性) 기타 여러 가지 구실로 부득이 한 채, 현 정세에 추수하는 것이 우리들 개인의 이익됨을 모르지 아니하나,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려고 민족의 참화를 촉진하는 것은 민족적 양심이 허락지 아니하며, 반쪽 강토에 중앙정부 수립하려는 가능한 지역선거에는 참가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통일독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생을 바칠 것을 동포 앞에 굳게 맹서(盟誓)한다.

단기 4281년 3월 12일

김구 조소앙 조완구 조성환 김규식 김창숙 홍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