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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님의 웃음소리 동지고등학교 3-4 김수용 제가 어린 시절에, 집안에 자그마한 소화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신기했던 저는 앙증맞게 달려있는 안전핀을 뽑고 길쭉한 손잡이를 당겨 현관에 별안간 소동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또 어렸던 저와 제 누나는 아파트에 있던 내리막길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놀다가 트럭과 사고가 난 적도 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들을 하는 까닭은, 위인전 속의 인물과는 달랐던 김구 선생님을 떠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저와 누나는 노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 가득한 ‘평범한’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김구 선생님의 어린 시절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평범한’ 소년이었습니다.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에게 분한 마음으로 식칼로 소동을 벌이고, 엿 한 주먹을 위해 멀쩡한 숟가락을 부러뜨리고, 떡이 먹고 싶다는 생각에 아버지의 돈에 손을 대기도 하는 평범한 소년이었습니다. ‘백범일지’는 이렇게 김구 선생님의 평범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인지 이후에 전개되는 김구 선생님의 생애와 업적이, 어렸을 때부터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는 위인전 속 인물보다 더욱 깊고 진솔하게 받아들여졌고 저에게 김구 선생님은 더 이상 교과서나 역사 속의 딱딱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백범일지’를 읽기 전의 저는 김구 선생님에 대하여 거의 무지에 가까웠습니다. 선생님의 호인 백범의 의미조차 모르고, 교과서에 있는 김구 선생님의 사진을 보면서, ‘이분도 그저 탁상공론에 그친 사상가시겠구나’ 라는 건방지고 성급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위인전과 역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국 위인전을 읽음으로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일까? 일시적 감동과 존경심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시간낭비가 아닐까?’, ‘역사? 과거? 그것이 왜 중요해?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지’ 이런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정 인물에 관한 책과 글을 많이 읽어 보았지만, ‘백범일지’만큼 저에게 진한 여운을, 그리고 저의 이러한 잘못된 생각과 관점에게 진정한 깨우침을 선사한 책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백범일지’, 그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김구 선생님과 함께한 며칠 동안 절감할 수 있었던, 그저 역사속의 인물이 아니라, 제가 느낀 김구 선생님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김구 선생님은 겸허하신 분이셨습니다. 또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에 개방적인 분이셨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별것 아닌 이야기 같지만, 당시 사회에서 학문이나 문물에 대해 이런 관점과 자세를 가지는 것은 파격적이며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조직의 선봉에까지 서게 된 동학, 정신적 스승인 고능선 선생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학, 감옥에서의 독서를 통해 깨우치게 된 개화사상, 탈옥 후 잠시 경험한 불교. 이것이 모두 김구 선생님이 배척없이 받아들인 사상들입니다. 저는 제가 옳다 생각한 것이 옳고, 그르다 생각한 것이 그르다고 여겨 가르침에 대해 유연하지 못한 학생이었습니다. 또 새로운 학문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의견도 경청하지 못하는 저였습니다. 그러나 서대문감옥에서 만난 도적 김 진사로부터 들은 도적의 무리와 나라의 독립을 찾겠다는 자신의 무리를 비교하며 단결성의 부재를 느끼는, 심지어 애국자를 밤낮으로 심문하는 일본인들을 보며 ‘나는 제 나라를 찾으려는 일로 몇 번이나 밤을 새웠던고!’ 라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김구 선생님의 모습은 저에게 배운다는 것의 참의미와 그것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김구 선생님은 실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김구 선생님의 생애를 추억하노라면 치하포 사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었던 선생님이 민족의 원통한 비극인 을미사변의 복수로 치하포 주막에서 일본군 스치다 중위를 살해한 사건으로 선생님이 처음으로 감옥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는 사건입니다.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그 순간 스스로에게 자문자답을 해보며 자신의 신념을 확인하고 그 즉시 거사를 실천에 옮기셨습니다. 이 사건이 서술된 부분을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나갈 때에 선생님의 실천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김구 선생님의 실천의 역사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국 독립당 및 한인 애국단 조직,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 지휘 등 그 횟수와 의의는 어마어마합니다. 그 중 저에게 가장 감동을 준 선생님의 실천의 모습은 교육자로서의 김구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없는 자, 부족한 자, 모자란 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교육하는 진정한 교육자의 마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망국의 상황에서 일제의 주요 건물을 폭파하고 일본 고위 관료를 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계몽운동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이를 실천한 김구 선생님의 넓은 안목과 국민에 대한 인자한 성심은 가히 놀라울 정도입니다. 특히 탈옥 후에 김진경의 집에서 잠시 30여명의 아이들의 훈장이 되신 적이 있는데, 김구 선생님이 그 마을을 떠날 때에 그 아이들과 학부형들이 길을 가득히 메우고 전별을 해주는 장면에서 교육자로서의 김구 선생님의 위대함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큰 감동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김구 선생님은 바른 품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백범일지’에서 김구 선생님의 품성을 두 인물간의 일화를 통해 느꼈습니다. 하나는 이재명 의사와의 일화입니다. 이재명 의사는 이완용을 단도로 찌른 인물인데 그 이전에 김구 선생님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김구 선생님은 그를 그저 병에 걸린 청년이라 여기며 안악에서 만난 노백린으로 하여금 그가 지니고 있던 무기를 압수하게 하는데, 이후 이재명 의사가 이완용을 찌르지만 목숨을 빼앗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그날에 무기를 공연한 간섭으로 빼앗았다며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는 김구 선생님의 회고는 저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제가 만약 선생님과 같은 상황이라면 길이길이 보존될 자신의 자서전에 이와 같은 일을 기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늘 자신을 살피고 자신에 대해 엄격히 하면서 타인을 높여주는 겸손한 품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이봉창 의사와의 일화입니다. 선생님은 이봉창 의사에게 의거에 사용될 물품들과 지시사항을 전달해주고, 그 다음날 큰 액수의 돈을 이봉창 의사에게 주었습니다. 이틀 후에 이봉창 의사는 자신을 믿어준 선생님의 신뢰와 신임에 감동하였다는 인사를 선생님께 전합니다. 이처럼 선생님은 자신의 뜻과 맞는 동지를 알아보는 안목을 지니고 자신의 동료에게 무한한 신뢰를 줄 줄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백범일지’ 속 김구 선생님의 모습들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지만, 그 중에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입니다. 평범하고 낮은 사람이라는 선생님의 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 속의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보다 잘난 리더가 아니라 그들은 대표하는 전형과 같은 사람을 추구하셨습니다. 이는 제게 단순히 위인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앞서 언급하였듯,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겸허’, 신념을 잃지 않고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실천’, 동료를 신뢰하며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바른 품성’ 이 세 가지는 그 당시만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더욱 요구되는 덕목들입니다. 저 역시 작은 집단을 이끌고 있는 리더의 자리에 있지만 김구 선생님이 보여주신 이러한 소양들을 하나라도 지니고 있는지 반성하며 제가 이제부터 추구해야할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백범일지’를 구성하는 상권과 하권, ‘나의 소원’ 모두를 관통하는 김구 선생님의 근본적 사상인 민족과 국가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오늘날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면서도 정작 이들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한 번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백범일지’속의 일제의 악랄한 행적들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비애를 느끼면서도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동기를 지닌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의사, 열사, 지사들의 일화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속에 뜨겁게 느껴지는 민족애와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순간 저는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이 때문에 사람들이 역사를 강조하고, 특히 ‘백범일지’를 한국인의 필독서로 여기는구나!’ 이제 글을 마치며 스스로에게 다짐해봅니다.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과 이 깨달음을 놓치지 않기를, 그리고 훗날 민족과 국가를 사랑하는 진정한 리더가 된 미래의 제가, 저를 되돌아보며 변화시켰던 책으로 이 ‘백범일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지금 더욱 노력할 것을! 이 젊은 남아의 각오를 김구 선생님께서 들으신다면 특유의 소탈한 미소를 지어주시지 않으실까? 이미 제 귓가의 김구 선생님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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