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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도여행 끝에 귀환한 후 연일 내왕하는 인사들과 응수(應酬)로 인하여 피로를 느끼고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당분간 휴양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 원래 나와 인연이 깊은 공주 마곡사에서 불탑 중수를 마친 후 여러번 나에게 참효(參孝)를 종용하여 왔으나 여러 가지 속진(俗塵)에 수의(隨意)치 못하다가 이번에 잠시동안 휴양하기로 결정하였을 뿐이요, 그 이외에 아무 의미도 없다. 나는 조국이 독립되기 전에 2,3년 동안이나 휴양할만한 복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이다. 오늘 마곡사에 갔다가도 내일이라도 서울에 일이 있으면 곧 돌아올 것이다. 시국이 복잡다단한 때인 만큼 구구한 억측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나 이것은 한갓 신경과민 혹은 아전인수격 추측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전민족적으로 단결하여 조국의 독립주권을 쟁취하여야 될 혁명시기에 있는 것이요, 혁명이란 약한 힘으로써 강한 힘을 물리치기 위한 싸움이니 만큼 난관이 허다하다. 그러나 혁명자란 인류사회의 정의와 철석같은 신념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최후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투쟁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 혁명자는 언제나 낙관적인 태도와 환경에서 생활할 뿐이다. 남북협상의 결과로 민족통일의 길은 일보 전진한 단계다. 동족상잔의 유혈과 국토양단의 위기를 방지하고 자주 민주의 원칙 하에 조국 완전 독립을 쟁취하려는 나의 주장과 태도는 변함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