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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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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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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7. 4. 국중에 우국지사가 얼마나 있는가
입국 이래에 모든 관점을 일관하여 한 번 소감을 발표코자 하였으나 종횡으로 오는 외래의 정세에 포니(抱泥)되고 상하로 다단한 국정에 비추어 자못 자중하고 침묵을 지켜왔으나 점차로 국론은 옥석을 구분치 못하고 정국은 날로 암흑한 장막에 가리어 일발을 난용(難容)할 위기에 직면하였다.

무엇보다도 '애국자니 반역자니 좌니 우니'하는데 있어서 먼저 말하고자 한다. 과연 무엇을 가리켜 좌라고 우라 하며, 또 누구를 가리켜 애국자라 하고 반역자라 하는가? 좌우 운운하는데 있어서는 연합군이 남북에 할거하여 강장(彊場)에 획분되었고 반탁과 찬탁의 기치가 엄연히 대립하여 양대 진영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나의 흉중에는 좌니 우니 하는 것은 개념조차 없다. 오직 조국의 독립과 동포의 행복을 위하여 분투할 것이며 일보를 전진하여 우리 동포는 세계인류와 같이 형이상하의 번영과 익이좌우(翼而左右)의 생존을 위하여 풍야(風夜) 노력할 뿐이다.

건국강령 요소에 있어서는 좌니 우니 하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할 것이 이미 국제공약에서 약속된 것이다. 인류 오천년 역사를 통하여 봉건적 악폐에 시달려 온 우리로서야 누가 또다시 압박자와 착취자와의 집단체인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동경하고 구가(謳歌)할 것이냐? 조국의 완전한 독립과 동포의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서는 삼천만이 단결하여 일로로 매진할 뿐이다.

좌니 우니 하는 것은 민족자멸의 근원이 될지니 생각할수록 오중이 찢어질 듯하다. 중류(中流)의 풍파는 오월(吳越)도 합작하였거늘 하물며 사위에 고립하여 독립을 절규하는 우리로서야 차마 동족분열을 요연(要然) 자행할 배랴.

삼천만 민중의 절대 희구는 오직 독립과 해방뿐이다. 어느 나라의 식민지나 어느 나라의 연방은 요치 않는다. 나는 사천년 역사의 존엄을 장하고, 삼천만 민중의 기대에 응하고, 광복을 위하여 적에게 장의취사(杖義就死)한 선열의 유지를 받들어 자주 독립을 절대의 전제로 투쟁할 뿐이다.

애국자니 반역자니 하는데 있어서 누구보다도 삼천만 민중이 먼저 치밀한 분석과 엄격한 비판이 있을 줄로 믿는 바이다.

내가 일찍이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만리이역에서 풍진천석(風塵天石)을 무릅쓰고 동서에 구치하고 남북에 유락(流落)한 것이 어언 30여 년이요, 천령이 칠십유일 세이다. 조모의 여생을 모르는 나로서 어찌 삼천만의 중망(衆望)을 저버리고 일생의 고절을 버릴 배냐?

7월 1일 공산당 서기국에서 '조선인민보'를 통하여 '분단 책임자를 추방하라'는 제하에 나를 도리어 테로의 괴수라 하였으니 나는 이것을 볼 때에 과연 국중(國中)에 우국의 지사와 혁명의 투사가 얼마나 있는가를 십분 생각하여 보았다.

적이 납항(納降)하던 전석(前夕)까지 적의 진두에 서서 성전(聖戰)이라고 찬양하고, 적의 전승을 위하여 충을 맹서하고, 청년학도를 일으켜 전지(戰地)로 내몰고, 적의 주구(走狗)가 되며 적의 기관에 암약하여 적을 위하고 동포를 고압(高壓)하던 자와 적이 납항하고 연합군이 진주할 때까지 적의 통치기관인 총독부에 출입한 자는 모두가 애국자이며 사상가이며 정치가이다.

나를 테로의 괴수라 하였으니 이것은 자신이 부정치 않는다.

금월 6일 우리 민족 전체가 경의를 다하여 봉장(奉藏)케 된 3열사에 윤·이 양 의사의 거의(擧義)에 있어서는 김구가 사주하였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표된 것이다. 나는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서는 이 이상의 방법이라도 취하였을 것이다. 만일 이것이 우리 나라의 독립에 일분이라도 불리한 조건이 된다면 나는 오늘이라도 단(壇)에 내리어 동포 앞에 솔직히 사의를 표하려고 한다.

친애하는 동포여 !

절역(絶域)에서 전전할 때에 고국의 산하를 바라보면서 그리운 동포를 연상할 때에 어찌 오늘과 같은 경우를 뜻하였으랴? 동포여 반성할지어다. 동포여 단결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