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소개
제목 | 나는 어떤사람으로 남겨질까요 | ||||
---|---|---|---|---|---|
작성자 | 최보련(중일고) | 개최일 | 조회 | 714 | |
나는 어떤사람으로 남겨질까요 중일고등학교 1학년 6반 최보련 바삐 사각대는 연필소리, 넘겨지는 종이소리, 나의 운명을 책임지는 잔인한 볼펜의 그음소리는 나의 마음을 늘 조급하고 긴박하게 한다. 늘 평가를 받으며 살아오고 세상의 잣대에 맞춰 정해진 길로 살아가야하며, 나의 뜻을 남에게 말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나만 이런게 아니다. 그러니 열심히, 잘 해야한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이 다른 곳으로 가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생활 속 우리는 ‘살기싫다’라는말을 쉽게 내뱉고, 남을 비방하는 말을 쉽게 하며, 자신의 뜻이 아닌 남이 정해준 방법에 기대어 살아간다. 하루 14시간 학교라는 곳에 있으면 ‘이게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사람이 되어야하며, 어떤사람으로 남겨질까. 그 좁은 건물 안에서도 파가 나누어 지고, 경쟁이 이루어 지고, 분노와 슬픔, 기쁨과 절망이 뒤섞여 한 공간에 있어 각기 다른 감정을 나타낸다. 그 건물에 우린 12년을 살아가야 한다. 나는 그곳에서 큰 문제를 발견했고 큰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우리사회가 외모지상주의라는 것인데,이건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점 중 하나였다. 외모가 좋으면 언제든 주위에 사람이 넘쳐났으며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한때 나는 이런 사람의 본능을 부정하며 사실 나마저도 그런다는 사실을 깨닫기에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외모지상주의는 단지 사회의 소수집단에서만 발생하는 하위문화가아닌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몸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런 현실에 상실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나를 납득시킬만 한 설득력있는 무언가는 보지못했다. 그 해답은 백범일지를 읽으며 정확하겐 아니더라도,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어떤사람이 되어야하며, 어떤사람으로 남겨질지에 대한 해답의 서두는 얻지 않았나 싶다. 백범일지를 읽기 전, 사실 망설였다. 내가 아는 김구의 업적과 뻔한 구절들을 나열해 놓았을 것 같았다. 그럼 나는 단지 역사책 한 권을 읽는 것에 지나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책 한장을 펼쳤다. 백범일지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위인전과 같은 우리가 본받아야할점과 시험을 보기위해 외워야 할 점들만 따분하게 늘어놓지 않았다. 우리가 아는 위인 백범김구가 아닌, 개구쟁이 김창암 부터 시작해 김구라는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김구의 어린시절에는 양반들에 비해 낮은 신분으로 자신의 뜻을 펼쳐 사회에 나아갈 수 없다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자신을 가르켜 ‘상놈’이라고 지속적으로 칭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이 내가 요즘 나의 이상과 현실에 괴리감을 느끼는 부분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김구가 관상을 배우려 읽은 상서를 보면 ‘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 라는 명언이 나왔는데 이는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라는 뜻이였다. 이 글귀는 관상을 공부하며 자신의 관상이 천하고 흉한 관상이라며 큰 상실감과 우울감에 빠진 김구에게 자신감을 주고 위로가 된 글귀라고 한다. 여기서 나도 마찬가지로 큰 자신감을 받고 위로를 얻었다. 사실 이런 말은 sns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모든사람들이 나에게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이지만 모두가 존경하고 위인이라 칭송받는 이가 이 구절로 위로받았다 하니, 그 점에서 구절이 가진 힘보다 더 큰 힘을 받지 않았나 싶다. 이 구절을 되새기며 얼굴 좋은 사람이 아닌 마음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 김구처럼 내가 지금 사회를 부정하기보단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되돌아보게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김구의 모습은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에 있는 완벽한 백범김구의 모습이지만, 백범일지에는 인간 김창암, 김창수, 김구로 가면서 자신의 뜻을 이루는 우리가 아는 위인 백범김구의 모습이 되는 과정이 세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지금 나는 김구가 바랐던 민주화 된 시대에 살고 있으며 김구가일생동안 일구어왔던 과정의 결실들을 당연시하게 받아 살아가고 있어 그와 나는 철저히 다른시대의 인물로 그의 거대한 꿈과 나의 평범한 생각들은 합쳐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우리시대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각했던 고민들이 김구의 인생에서 해답을 얻을것이라곤 생각치 못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내가 어른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마저 생각하고 있는 고민은 나는 어떤사람이 되어야하며, 어떤일을 하며 살아가야하고, 어떤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다. 백범일지의 김구는 우리와 같이 누군가에게 혼나기도, 싸우기도 실수도 한 사람이다. 하지만 김구는 동학운동을 했을 때도, 의병운동을 했을 때도, 투옥을 했을 때도, 임시정부의 일원으로 독립을 위해 싸울 때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구는 가장 미천한 백정들도 애국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백정의 백, 범부의 범자를 써서 남은 일생을 오로지 독립 정부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나의 소원”에 나와 있는 소원이 무엇이냐의 질문에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얘기했으며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치열하게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의 이면에 있는 큰 뜻들을 숨기지 말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또 “내가 남의 침략에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은 원치 아니한다.”, “나의 정치 이념을 한 마디로 표시하면 자유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여야 한다.” 라는 김구의 뜻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 남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거나 안좋은 일을 물려주기보단 우리 스스로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큰 뜻을 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개개인이 이런 사람이 되어야 그 뜻들이 하나씩 모여 이런 나라를 이룰 것이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라는 구절은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하였는데 지극히 개인주의로 변한 우리 사회에서 인의와 자비, 사랑은 그 당시보다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지금은 자신이 할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며 다른사람들의 사정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사례를 빈번히 볼 수 있는데 나는 자신의 성공과 안위도 물론 중요하지만 김구가 강조했던 것 처럼 인류에 대한 인의와 자비, 사랑을 너그럽게 배풀면 배풀었던 것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그 사이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과 어떤 사람이 되어야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점들을 하나씩 실현시키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으로 남겨질 수 있고 김구가 바랐던 나라의 모습에도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