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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독서감상문 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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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소개

수상작 소개 상세내용
제목 인간 백범의 이야기
작성자 정경윤(영주고) 개최일 2012-11-16 조회 2128

인간 백범의 이야기

 

 

영주고 2학년 정경윤

 

‘눈 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발걸음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느니’ 분단 전후 백범이 즐겨 쓴 이 시는 서산대사의 선시라고 한다. 굴곡진 삶에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걸어온 노장의 기품이 묻어나는 글씨를 바라보며, 백범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했던 설원의 발자취는 무엇일까 생각하였다. 오랜 망명생활과 투옥, 고문 속에서의 74년의 인생이 그토록 뜨거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알게 하고자 썼던 자서전 속으로 그의 발자취를 따라 들어가 보았다.
백범은 내 추측보다 어렵고 천대받는 집안에서 자랐다. 안동 김씨 후손이지만, 그의 조상이 반역죄를 저질러 황해도로 숨어들었고, 그 후로는 상민 행세를 하며 농사를 짓고 주변 토착 양반들에게 천대받는 한미한 집안으로 전락한다. 백범이 글을 배우려 한 것도 그의 친척이 갓을 쓰고 나갔다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보고 과거에 급제하여 집안을 일으키고 어린 날의 상처로 인한 봉건적 신분제에 대한 반발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각색된 많은 위인전처럼 소년임에도 비범한 모습을 보이며, 애국지사로서의 면모를 갖춘 김구를 기대했던 나에게 그가 자서전에서 밝히는 일개 소년이 신분제로 인한 상처로 시작된 학업, 동학운동 등 어린 시절의 모습은 다소 의외였다.
과거장에 나가서 비리에 얼룩진 등용문의 모습을 보고 백범은 마음을 돌린다. 평생을 독립운동에 투신한 백범, 동학의 접주로, 교육자로,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그 지위는 달랐지만 우리 민족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한 노력은 한결 같았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희생되어 암살당했지만 70이 넘은 나이에도 남북의 분단을 염려하며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동분서주하였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상해 임시정부시절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 앞에서도 부족한 능력을 탓하며 문지기를 자청했던 그의 모습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누구라도 실천하기 어려운 미덕일 것이다.
‘난세 영웅’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보기전만 하더라도 세상이 어지러울 때 빼어난 기지를 가진 인재가 빛을 발한다는 뜻으로 이 말을 받아들였지만 그 시절 술과 탐미적인 예술에 빠져있던 일부 지식인들과 지도층을 비교해 백범의 삶을 엿보며,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남들처럼 무시받기 싫고, 출세하고 싶어 공부를 시작하고, 밭두렁을 다니면서도 입신양명의 희망에 들떠 글을 외우던 평범한 소년을, 후대 자손들에게 영원한 등불이 되도록 성장시켜준 것은 어쩌면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민족 통일을 위하여 노력했던 그 정신과 시간들이 하고 생각한다. 지금은 백범시절보다 더 나은 교육 시설과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면서도 우리에게 제2의 백범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들 자신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민족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자신을 희생했던 백범과 자기 몸을 사리며 현실을 도피하면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비교해 본다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는 더욱 분명해진다.
작은 풀들은 겨울의 바람아래 쓰러지지만, 나무는 겨울의 차가운 바람에도 더욱 짙고 단단하게 자라 나이테를 이루며 성장하듯이, 우리 민족에 닥친 수난의 시기에서도, 누군가는 개인의 안위를 버리고 백범처럼 이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들은 더 튼튼하게 자라며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지금까지 내 삶에서 짙은 굴곡은 없었지만, 내게 겨울바람이 불어 올 때면 나는 쓰러지는 풀이 아닌 성장하는 나무가 될 수 있을까?
백범일지의 맨 앞장에는 두 아들 인과 신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 이제는 상봉 할 수 없는 처지, 기약 없는 재회를 알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길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백범일지는 화려한 영광을 재현한 위인전도 아니며,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자서전도 아니었다. 담담히 인간 김구의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의 체온이 담겨있는 이야기였다. 그도 보통사람들처럼 누군가의 멸시를 견디기 힘들어 했고, 투옥과 고문 속에서 육신의 고통을 호소했으나, 자신의 꿈과 믿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죽는 날까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었던 끈기가 백범을 오늘날 칭송받는 ‘국부’로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백범도 기존의 질서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일본의 편에 서서 개인적인 원한을 갚는데 앞장서는 길 또한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천대받던 많은 이들이 그러한 길을 택하였다. 자신의 사적인 원한과 욕심을 대의 앞에 버릴 수 있는 자세는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백범 김구가 걸어간 ‘바른 길’은 누구나 이어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길을 뒤따라 걸어가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아마 그 길이 많은 고초를 겪어야만 하는 고난의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설원위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심정으로 후손들을 생각하여 오롯이 한 길을 걸어온 백범, 내게도 걸어가야 할 길이 주어지고, 현실로 만들어야 할 꿈이 생겼을 때, 그처럼 바르고 끈기 있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사람이기를 감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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