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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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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11. 2. 양군 철퇴면 통일 가능 - 미 기자 질문에 답변
과거 3년 동안에 미국은 남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한 외에 정치적으로 그들이 예기(豫期)한 바와는 달리 성공하지 못하였다. 다시 말하면 한국민중들이 감심자원(甘心自願)하여 타국의 대한정책보다도 미국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 만큼 적절한 정책을 채용하지 못하였다.

이점에 있어서 소련의 정치적 제스츄어는 한국 민중의 갈망하는 요소를 파악함으로써 대한정책에 있어서 이니시아티브를 장악한 감이 있다고 본다. 소련은 민중이 증오하는 친일파에 대하여 적극적 정책을 행했으나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의 초기의 대한정책은 공산주의 세력을 방종한 감이 있다. 어느 때는 공산주의자와의 타협을 종용하다가 또 어느 때는 이러한 미국정책에 의하여 행동한 자유주의자까지도 좌익의 동조자처럼 비난하여 입장을 곤란하게 하였다. 이러한 군정 당국의 정책은 공산당이 활동할만한 기회가 생기게 하였고 관공서 내까지 좌익 분자가 침투할 수 있었다고 본다.

어떠한 좌익분자의 음모사건이 발생될 때 반대적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무용(無用)한 염려를 한다면 미국은 어떠한 한국사람과 손을 잡고 일할 것인가?

한국의 애국자들은 한국 민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미국과의 합작과 원조를 갈망하는 것이다.

소련 철퇴 문제에 대하여서도 미국은 철병한다는 확고한 정책을 한인에게 명백히 알리고 철병의 보조와 치안 확보에 대한 기술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유엔에서 미·소의 협조로써 양군이 철퇴하면 외력에 의하여 분할되었던 한국의 국토와 민족은 단일민족의 자연상태가 회복될 것이며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반대파와 타협할만한 열의를 가진 애국적 민주주의적 지도자들은 통일정부 수립의 역사적 과업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공산주의자가 인시(忍視)하지 못할 만큼 유형무형의 실질적 역량을 가져야 할 것이며 그리고 우리는 정치적 방식과 민주주의 도경(途徑)을 통하여 통일 국면을 모색할 수 있는 만큼 인내와 관용과 용기를 가지고 부단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번 군대의 폭동은 민족적으로 일대 통한사이다. 건군의 정신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무장을 먼저 한 것은 양책(良策)이 아니라 무엇을 위하여 어떤 대상과 싸워야 한다는 사상훈련이 선결조건일 것이다.

나는 하지 중장에게도 이러한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다. 이번 사건에 우익이 관련되었다는 유언이 있는 모양이나 이것은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 지금 남한에서는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문자는 정세변화에 따라서 자의로 정하는 폐단이 없지 않다. 나는 UN이 좀더 강력한 중립적 기구로 발전되어 세계평화의 확보를 위하여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공정한 제재기관이 되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인민과 소련의 인민들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위하여 분투 노력한다면 전세계인류는 제3차대전의 참화를 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