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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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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3. 1. 3·1절 기념사 - 부월(斧鉞)이 당전(當前)해도
우리는 해방되었다는 조국과 통일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3·1절을 맞게 되었다. 돌아보건대, 기미년 3월 1일에는 우리의 민족대표 33인이 전국의 애국동포들과 함께 총궐기하여 왜적으로 더불어 생명을 도(屠)함으로써 조국의 독립을 전취하려 하였던 것이다. 왜적에게 대한 우리의 투쟁은 이 3·1운동을 통하여 더욱 강화 확대되었던 것이다. 이 투쟁은 왜적이 패망하던 그 시간까지 중단된 일이 없었다.

그 동안에 우리의 희생은 더욱 컸던 것이다. 왜적의 패망은 우리에게 당연히 자유와 민주와 독립을 주었을 것이어늘 사태는 정반대로 진전되며 동맹국의 군대로 우리의 조국은 양단되고 말았다. 우리는 왜적을 타도하기 위하여 수십 년간 혈투하였다. 동맹군의 승리를 위하여 매일같이 기도하고 최선을 다하여 협조하였다. 그러나 동맹군은 우리 국토를 기한(期限)으로 점령하고 말았다. 그 결과로 북에서는 북대로, 남에서는 남대로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삼천리 강산에는 수운과 비애가 미만하였다. 이때에 있어서 북에서 전해 오는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나 남에서 떠드는 중앙정부를 수립한다는 것은 모두가 우리의 조국을 영원히 양분시키는 것으로서 이것은 독립전선에서 사망한 독립투사들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자녀로서 어찌 차마 할 일이겠느냐?

지금 남쪽에서는 일부인사들이 UN의 원조 하에 정부를 수립하면 이 정부는 UN의 회원이 될 수 있다고 하나 이것은 민중을 기편(欺騙)하는 것이다. 왜 그러냐하면 UN 헌장 제2장 제4조 제2항에 규정되기를 '새로 가입하는 국가는 반드시 안보이사회의 추천'을 경유하게 된바 해회에서 5개 강국이 거부권을 향유하고 있은 즉 만일에 소련이 남한 정부의 가입을 거부한다면 가입 못하게 되는 까닭이다. 전자에 이태리·외몽고 공화국 등이 UN에 가입하려다가 성공하지 못한 것도 우리는 본 것이다. 또 그들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하여 반쪽 위에라도 정부를 세우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한다. 우리는 속지 말자.

최근 구주(歐洲) 통신을 보면 미·영이 점령하고 있는 독일의 영토를 통일하고 그곳에 독일인의 자치정부를 수립할 것을 허락한바 그곳 독일 인민은 그것을 지적하여 독일의 영원한 분할이라고 전체가 반대하는 동시에 그들 전 독일을 통일한 후에 정부를 수립하기로 요청하였다고 한다. 독일의 문화가 우리보다 떨어진 바도 아니요, 민생이 우리보다 낮을 바도 아니언만 그들은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것이다. 우리는 타산지석도 보자.

친애하는 자매형제여,

우리의 살길은 자주독립의 한 길뿐이다. 이 길이 아무리 험악하다하여도 살고자하는 사람은 아니가지는 못하는 길이다. 주저하지도 말고 유혹받지도 말고 앞만 향하여 매진하자. 내가 비록 불초할지라도 이 길을 개척하고 나가는데는 앞에서 나갈 각오와 용기를 가지고 있다. 부월이 당전할 지라도 도피하지는 아니하겠다. 친애하는 자매형제여, 위대한 3·1절을 지날 때에 3·1절의 역사와 또 거기서 얻은 교훈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인식하고 일심일덕으로 자주 독립의 길만 향하여 나가기를 다시 결심하자. 우리의 독립은 이미 국제적으로 약속되었다. 이 생명이 계속될 때까지 통일된 조국의 자주 독립만을 쟁취하기 위하여 분투하자. 이에서 비로소 우리들이 3·1절을 기념하는 의의도 표현될 수 있다.

바라건대 3·1절을 기념할 때에 제사와 같은 형식에 치중하지 말고 혁명정신을 충분히 천양하라.